美연구진, 변형 바이러스로 전립선암 치료 성공

변형 바이러스로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신기술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 바이러스학교수 수비아 엘라쿠마란 박사는 닭 등 조류에 뉴캐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NDV)의 특정 단백질을 변형시켜 전립선암 세포만을 골라 공격하는 재조합(recombinant)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엘라쿠마란 박사는 NDV가 숙주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세포막과 결합하는 데 사용하는 융합단백질(fusion protein)이 인간의 전립선특이항원(PSA)에 의해서만 활성화되도록 이 단백질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NDV의 융합단백질은 세포의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에 의해 분할되어야만 활성화되는데 같은 프로테아제인 PSA에 의해서만 분할되도록 이를 변형시킨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PSA는 전립선에서만 생성되는 물질로 전립선에 암이 발생하면 PSA 수치가 높아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조합 NDV(rNDV)는 시험관 실험에서 전립선암세포에서만 효과적으로 증식하고 PSA가 없는 세포에서는 증식하지 않았다.

이 재조합 바이러스는 곧 동물실험을 거쳐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엘라쿠마란 박사는 기대하고 있다.

전립선암 치료에 rNDV를 사용하면 전립선암세포만 공격하고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각종 항암치료에 의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원래 NDV는 종양을 녹여 없애는 성질을 지닌 이른바 종양용해(oncolytic) 바이러스로 거의 20년 전부터 암 치료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오고 있다.

종양용해 바이러스란 숙주세포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숙주세포로 하여금 자신의 핵산이 아닌 바이러스의 핵산을 증식하게 만들어 결국 숙주세포가 폭발해 죽게 하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숙주세포의 폭발로 밖으로 나온 바이러스들은 주위의 다른 숙주세포들을 공격한다.

정상세포는 이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인터페론 방어시스템이 있고 암세포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는 암세포만을 공격하게 된다.

그러나 NDV의 이러한 성질을 암 치료에 활용하려는 연구는 아직까지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NDV가 종양 깊숙이 파고들어가 암세포들을 충분히 감염시키지 못해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주입해야만 하는 것이다.

엘라쿠마란 박사는 그러나 이 바이러스의 융합단백질을 변형시켜 재조합 바이러스로 만들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Vir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