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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여자친구가 얼마나 무서웠기에…셀프 납치 소동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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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5 00:21
2013년 3월 5일 00시 21분
입력
2013-03-05 00:21
2013년 3월 5일 0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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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미국 뉴욕의 인기척이 드문 거리. 주차된 자동차 틈새에서 꽁꽁 묶인 한 남자가 발견됐다. 피해자의 이름은 라멜 월리스(36). 뉴욕 경찰은 강도 납치 사건으로 보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에 체포된 이는 다름 아닌 월리스였다. 그날 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일 FOX뉴스, NBC뉴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남자가 자작 납치 소동을 벌여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라멜 월리스와 라멜 페트웨이라는 이름을 같이 쓰는 이 남자는 지난 달 브루클린의 베드-스타이(Bedford-Stuyvesant) 집에서 나와 2주 동안 놀러 다녔다. 놀 때는 좋았다. 하지만 막상 집에 들어가려니 분노한 여자 친구와 마주하는 게 몹시도 두려웠다.
여자친구의 불벼락을 어떻게 피할까 고심하던 그는 '납치 소동'을 벌이기로 했다. 납치됐다고 하면 여자친구도 화를 내지 않을 것이고 모두 잘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결국 월리스는 자신의 계획대로 지난달 28일 새벽 1시 10분께 메이컨 거리에서 두 손 두 발이 꽁꽁 묶인 채 행인에게 발견된다. 그의 입에는 청테이프도 붙어 있었다.
발견 당시 그는 갈비뼈가 몹시 아프다며 뉴욕 경찰 앞에서 그럴싸한 연기까지 했다. 병원에서 몇 가지 검사를 마친 그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다시 증언을 번복하고 2월 19일 베인브리지 거리 근처에서 괴한 2명이 자신을 납치해 하늘색 승합차에 태우고 다녔다고 했다. 하지만 괴한들이 눈을 가리는 바람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열흘이 넘게 끌려 다녔으면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허술한' 진술은 경찰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미심쩍은 경찰은 월리스를 계속 추궁했고, 결국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셀프 납치' 소동은 월리스의 체포로 끝을 맺었다. 미국은 허위 신고나 소동에 대해 경찰력 낭비를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하거나 벌금을 부과하고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등 강하게 대응한다.
경찰 관계자는 "그는 정말 멍청이"라며 "그것은 여자친구를 속이려 한 한심한 시도였다"고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집 근처에서 납치 사건이 일어난 줄 알고 마음 졸이던 목격자도 진상을 알고 어이없어했다. 그는 "머리가 돈 게 아니냐? (여자친구가 화내더라도) 남자답게 결과를 받아들였어야지"라며 혀를 찼다.
경찰은 월리스가 이미 절도와 마약 소지 혐의로 14번이나 체포된 적이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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