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정부조직법 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교착상태에 대해 "이걸 택도 없이 키워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이런 정치 처음 본다. 대통령 참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틀째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담화가 아니라 (선전)포고", "유신독재를 연상하는 역주행의 극치", "국민을 볼모로 입법권을 무시하고 야당을 협박한 것"이라는 등의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전날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그는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길 당부한다"며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야당을 대등한 국정파트너로 인정하는 마음, 구체적 내용을 갖고 초청하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여야간 합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국회를 청와대의 시녀나 통법부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 회동을) 거절한 것"이라며 "(청와대의 회동 제안은) 몰상식하기 그지없는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말을 시작하면 방언하는 스타일이라 브레이크가 안 걸려 다시 원고로 돌아가겠다"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은 전적으로 국회의 고유 권한으로, 대통령은 개입할 수도, 개입해서도 안 된다"며 "대통령이 어떤 압력을 가해도 국회의 입법권을 꼭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력의 방송장악 가능성을 1%도 허용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더 양보할 게 없다"며 "처음부터 뻔히 잘못된 것을 알면서 도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면 된다'는 아집으로 밀어붙이는 시대착오적 오만과 독선의 일방통행을 당장 멈추고 국회 합의안을 수용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오늘이라도 박근혜 정부가 온전한 정부로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우선 측근과 소통하고 청와대 비서관들부터 통제하라. 그들이 나대는 것 말려라. 그런 식으로 하면 쥐 잡다가 독 깨는 식으로 정치를 망칠 수 있다"며 "각료, 여당과 소통하고 야당과도 소통해야 앞으로 승승장구하고 기록에 남는 역사적 대통령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망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문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2회 민생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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