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 대단한 산 사나이인 엄 대장이 "딱 한 번 진정으로 죽음을 절감하며 마음으로 쓴 유서가 있다"고 밝혀 화제다.
지난 4일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한 그는 이날 2000년 봄 네팔과 인도 국경에 있는 칸첸중가(8586m) 도전 당시 죽음의 고비를 겪었던 일화를 전하며 유서를 공개했다.
"혹시 유서 쓰세요?"라는 MC 백지연의 질문에 "유서는 쓰지 않지만 마음속의 유서는 써봤다"고 그 순간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칸첸중가 도전에 2번 실패하고 3번째로 도전하는 2000년 봄. 정상을 고작 100여 미터 앞둔 상황에서 숨을 쉴 기력조차 잃은 상태로 10시간 동안 절벽에 매달려 있었던 그는 "결국 나도 이렇게 산에서 생을 마감하는 구나"라는 심정으로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기로 했다고.
그는 딸 지은 양과 아들 현식 군, 그리고 아내를 떠올리며 썼던 유언을 차분하면서도 떨리는 어조로 읽어 내려가 뭉클함을 더했다.
"너희가 어린 나이에 성장하면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겠느냐. 그리고 얼마만큼 아빠를 원망하고 괴로워하겠느냐. 훗날 성인이 됐을 때 아빠의 도전에 대해 이해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어머니 모시고 잘 살기 바란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엄홍길 대장은 故박무택 대원의 시신 수습을 위해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휴먼원정대' 영화제작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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