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속이 계속되면서 일반 매장에서 벌어졌던 불법 번호판 장비 거래는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온라인이나 소규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법 번호판을 사고파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성동구 용답동 장안평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인근 자동차용품단지. 국내 최대 중고차 시장으로 ‘꺾기 번호판’ 등 불법 번호판 장비가 주로 거래되던 곳이다.
취재진은 교통안전공단 관계자와 함께 과속 단속 회피용 실험 장비 구입이 가능한지 확인하려 신분을 감추고 이곳을 찾았지만 허탕이었다.
10여 곳을 둘러봤지만 경찰 단속에 적발되는 꺾기 번호판이나 지미번호판(자동가림막으로 가리는 방식), 번호판용 스프레이 등 ‘불법 장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용품점 주인은 “꺾기 번호판을 사고 싶다”고 하자 취재진 모습을 한참 살펴본 뒤 “우리 가게에는 그런 물건이 없다”고 말하는 등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교통안전공단 황경승 대리는 “지난해 하반기 경찰 단속이 강화되자 믿을 만한 사람에게만 파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불법 번호판 거래가 넘쳐 난다. 국내 판매망은 물론이고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지미번호판과 번호판용 스프레이를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해외 사이트는 한국어로 안내해 가며 불법 제품을 판매했다.
가짜 제품을 파는 경우도 있다. 구매자가 불법 제품을 산 탓에 항의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하는 것. 취재진은 수도권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2만 원을 주고 번호판 주위에 붙여 과속 단속을 피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장비를 구입했지만 확인 결과 실제로는 효과가 없는 장난감 수준의 제품이었다.
김홍주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불법 번호판 매매는 단속이 시작되면 자취를 감추다 잠잠해지면 다시 활성화된다”며 “이 시기를 틈타 엉뚱한 물건을 파는 경우도 많은 만큼 과속 단속 회피용 장비는 어떤 경우에도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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