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일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7일에는 “침략자들의 본거지에 대한 핵 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더 나갔다.
북한은 서울과 미국 워싱턴을 모두 거론했지만 군 전문가들은 “북핵의 실질적 타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미국의 ‘핵 보복’을 감당할 수준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공언한 ‘핵 선제타격 권리’ 주장은 ‘핵 우선사용교리(Nuclear first-use doctrine)’를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교리는 이미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으며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에 상관없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자멸’을 초래할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능력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즉각 수십 배, 수백 배의 대량 핵 보복에 나서게 된다. 수십 kt(킬로톤·1kt은 다이너마이트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급 전술핵무기뿐만 아니라 단 1발로 인구 1000만 명 규모의 대도시도 초토화시킬 수 있는 Mt(메가톤)급 전략핵무기가 북한 정권의 심장부를 비롯해 전역에 날아드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북한은 핵 공격 피해를 막을 방호시설이 크게 부족한 데다 미국의 핵 보복을 맞받아칠 ‘제2격(擊) 핵전력’을 갖고 있지 않다. 지구상에 ‘핵 우선사용교리’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국가는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정설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보유한, 최대 10여 기로 추정되는 핵탄두로는 미국을 상대로 핵 도발을 감행할 수 없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 선제타격 표적은 미국이 아닌 한국이고, 북한의 위협 발언은 유사시 대남 핵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한미 연합군의 막대한 재래식 무기 공세로 평양이 함락되거나 정권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자포자기식의 핵무기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남 선제타격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리 군의 전쟁 의지를 꺾어 미국 증원전력의 전개를 차단하기 위해 수kt급 핵무기로 아군 지휘사령부 등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앞으로 대남 핵공격의 능력을 보여주는 후속 조치를 취할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좀 더 강력한 핵 폭발력을 보여주는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공개적인 열병식 등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위협적으로 드러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공해상에서의 핵폭발 실험과 같은 극단적인 ‘핵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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