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포토]첫차가 온다… 내 꿈을 싣고 달릴 새벽차

정선, 그 산골 마을에도 학교로, 장으로 실어다줄 버스는 달린다

아직 채 밝지 않은 새벽. 강원도 정선 산골마을, 정류장으로 저 멀리서 첫 버스가 다가온다. 피곤하지만 꿈을 이루려면 학교에 가야 하고 장터로 나가야 한다. 남들이 크게 인정해 주지는 않더라도 소중한 것들이다.

예전엔 일거리 찾아 대처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타던 아침 첫차. 강원여객의 농어촌 버스다. 운전사 아저씨의 진중한 움직임도, 학생들의 새초롬한 표정도 산골의 신선한 공기와 섞여 든다. 무거운 짐을 버스에 싣고 정선5일장 장터로 나가는 할머니의 주름 깊은 얼굴에서 세월을 느낀다. 신산한 삶의 기억.

그래도, 그 어려움이 파릇한 젊은이들의 생동감으로 이어졌겠다. 연륜이 넘쳐나 곁의 생명에 달콤한 물을 뿌려 주었겠다. 새벽 첫차, 굽이굽이 고갯길을 따라 돌며 이 마을 저 마을 사람들을 태우면 이제 대처가 나온다. 학교도 있고 장터도 있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삶을 이어갈 게다.

정선=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