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20대 남녀, 현금인출기 부스에서 음란행위 ‘황당’

술에 취해 은행에 들어가 유사 성행위를 한 '못 말리는' 23세 동갑내기 커플이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회부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 13일 저녁 6시경 일찌감치 술에 잔뜩 취한 필리파 부팅(23)과 남자친구 가레스 힐리(23)는 '둘만의 공간'을 찾아 거리를 헤맸다. 그러다 영국 웨일즈 하버포드웨스트에 있는 로이드 은행 지점이 눈에 들어왔다. 6시 30분경 현금 인출기 부스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이제 우리 둘 만의 세상'이라는 착각에 마음껏 기분을 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동은 은행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게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도 노출됐다.

13일 영국 미러지와 웨스턴 텔레그래프는 전날 영국 법원이 두 사람 모두에게 집행유예와 알코올 치료,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당시 가정주부와 그녀의 10살 난 조카딸이 택시 승강장에서 두 사람이 하는 짓을 봤다고 전했다. 이 소녀는 당시 몹시 충격을 받고 이모에게 "역겨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들도 두 사람에게 고함을 치며 야단쳤다고 한다. 한 시민은 거친 욕을 하며 "여기 애들도 있는데, 그만 두지 못하느냐"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은 커플을 말리려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은행 CCTV를 확인해 커플을 찾아냈다. 두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혐의로 입건됐다.

부팅과 힐리는 법정에서 "술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고 변명했다. 사건 이후 이별한 두 사람은 이날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법원의 선처를 호소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감옥행은 면하게 됐다. 재판부는 부팅에게 징역 15주, 집행유예 24개월, 알코올 중독 치료, 사회봉사 활동 220시간을 선고했다. 또한, 벌금 2000파운드(330만원), 범죄피해자구조금 80파운드(13만원)를 선고했다.

힐리에게는 징역 16주와 집행유예 24개월, 알코올 중독 치료, 사회봉사 활동 180시간을 선고했다. 또한 벌금 150파운드(한화로 24만8000원)와 범죄피해자구조금 80파운드(13만원)도 선고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