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희발 교수팀, 새 유전변이 추가로 발견
한국인 유전력 지도 작성… 성장한계 등 정확히 예측
외모도 경쟁력이 되면서 아이들의 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부모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많은 부모가 성장 전문 클리닉을 찾아 아이가 얼마나 자랄지 알아보지만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키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분석해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서울대 김희발 농생명공학부 교수(사진)팀은 한국인의 신체적 특성이 유전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보여 주는 유전력 지도를 작성하고 가족 간의 신체적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유전력은 유전의 영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키의 유전력은 8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부모의 키가 크면 자녀의 키도 크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키에 영향을 주는 핵심 유전변이 50개를 찾아냈다. 그런데 이것들로는 유전력의 5%밖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키의 유전력을 더 규명하기 위해 경기 안산시와 안성시에 사는 8842명의 키와 혈압, 당 수치 등 49가지 신체적 특성을 수집하고 유전변이 30만 개를 비교했다. 그 결과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의 영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키의 약 32%, 수축기 혈압의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키와 혈압 등 신체적 특성을 결정하는 것은 핵심 유전변이 몇 개가 아니라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신체 내 유전자 전체에 퍼져 있는 유전변이들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염색체에서 길이가 긴 부위가 신체적 특성의 유전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 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져 온 유전력 연구를 아시아인에게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작성된 유전력 지도는 한국인 등 아시아인에게 맞는 질병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김 교수팀과 함께 국립보건연구원, 양지안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야 권위지인 ‘플로스 제네틱스’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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