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교수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바라보는 민심은 엇갈렸다.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72%)은 여전히 그의 재기를 바라며 노원병 출마를 환영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안 전 교수 지지자인 강모 씨(60·경기 성남시)는 “대선 때는 안 전 교수가 순진했다”며 “민주당이 대안정당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 전 교수가 선거를 통해 실전경험을 쌓아 한국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병 대신에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은 8명(16%)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 지지자의 의견은 달랐다. 문 전 후보 지지자 50명 중 23명은 “노원병보다는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고 했고 16명은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문모 씨(40·문재인 지지)는 “대선후보로 거론된 사람이 쉬운 길만 가려는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100명) 중에는 안 전 교수의 출마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42명)이 가장 많았다. 서모 씨(64·서울 성북구)는 “대선 때 중간에 사퇴하고 무책임하게 가버려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 더이상 정치판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지지자 중에는 ‘영도에 출마해야 한다’(30명)는 의견도 많았지만 ‘잘한 결정’(24명)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안철수 신당’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렸다. 안 전 교수 지지자 중 28명(56%)은 ‘안철수 신당이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문 전 후보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변화도 지켜봐야 해 시기상조’라는 의견(24명)이 가장 많았다. 박 대통령 지지자 중 43명은 ‘안철수 신당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선 이후 혁신을 약속한 민주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웠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00명 중 175명(87.5%)으로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압도적이었다. 경기 광주시에 사는 박모 씨(68)는 “야당은 국민 눈높이에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해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정신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 문 전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박모 씨(42·경기 안양시)는 “대선 패배 이후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파 싸움만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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