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캐비아(철갑상어 알)와 양탄자 등 사치품 수입을 다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제품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에 줄었다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취임 첫해인 지난해 급증했다.
28일 중국 해관(세관)과 KOTRA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중국에서 캐비아와 어란(魚卵) 등을 51만9402달러(약 5억7700만 원)어치를 수입했다. 캐비아 수입은 2010년 77만 달러에 육박했지만 2011년에는 1만 달러 선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에 전년 대비 50배가량 증가하면서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다. 캐비아는 김정일이 생전에 매우 즐겼고 측근에게도 파티와 선물용으로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한의 양탄자 수입액은 44만8728달러로 전년보다 약 33배 늘었다. 양탄자 역시 2011년에 전년도의 5분의 1로 급격히 줄었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해 2년 전보다 많아졌다. 양탄자는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의 재개관을 위해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올해 1월에는 중국에서 은(銀) 65만3128달러(약 7억2700만 원)어치인 661.71kg을 수입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귀금속과 보석류의 총액이 7만7539달러임을 감안하면 특별한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2월 16일 김정일 70주년 생일을 맞아 기념 순금 및 순은 주화를 대량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대북 사치품 수출은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엄격히 금지됐다. 국가별로 수출금지 품목을 정하도록 돼 있어 일본의 경우 캐비아를 수출금지 항목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중국은 유엔 결의안을 전혀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대북 사치품 수출이 늘었다.
한편 지난해에 전년 대비 수입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젖소 등에 쓰이는 착유기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2430달러에서 2012년 23만4465달러(약 2억6100만 원)로 약 95배 늘었다. 착유기 수입액은 2010년에는 18만 달러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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