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잇단 한미훈련에도 이례적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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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긴장고조 책임있다고 보는듯
美, X밴드레이더-구축함 北인근해역 배치

B-52 전략폭격기, B-2 스텔스폭격기, F-22 랩터, 핵잠수함 등 미국의 최첨단 무기가 한반도 주변에 출현하고 연이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지만 중국은 이례적으로 ‘침묵’ 모드다. 과거 한미 연례 군사훈련에 맞불 훈련을 하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2일 현재까지 중국 관영 언론들은 입을 맞춘 듯 미국 첨단 무기들의 한반도 훈련 참가에 대한 논평을 삼가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관련 사실만 전하며 북한의 전쟁 협박 움직임을 함께 다뤘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각국에 냉정과 자제를 호소한다. 함께 노력해 긴장 국면을 바꾸도록 하자”고 말했다. 늘 하는 언급이지만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연이은 위협을 동일선상에 놓고 이렇게 반응해 왔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같은 해 7월에 실시된 미 항모 조지워싱턴의 서해 진입 등 한미 군사훈련을 두고 친강(秦剛)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연합 훈련 자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시엔 마치 한미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일방적으로 비난했을 정도였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강경 목소리를 대변하던 군부 인사들도 이번엔 잠잠하다. 뤄위안(羅援) 인민해방군 소장은 1일 “미국이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일 뿐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반도 국면은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민해방군 해군 군함 수척이 서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가 있었지만 과거 대대적인 선전과 함께 시행하던 ‘맞불 작전’으로 보기엔 규모가 작고 조용했다.

중국 인터넷에는 한반도 긴장 고조를 두고 미국보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탓하는 목소리가 높다. 로이터통신은 2일 익명을 요구한 중국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이 말썽을 부리는 평양에 필요한 억제를 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중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에 북한의 책임이 있고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인 ‘SBX-1(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을 북한 인근 해역으로 이동 배치 중이라고 CNN방송이 미 국방관리의 말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SBX-1 이동 배치는 북한이 도발 위협 수위를 올리는 데 따른 미 해군의 첫 대응 조치다. SBX-1은 미국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일부로 대형 시추선 크기의 선박 위에 레이더 돔을 설치한 탐지 시설이다. 또 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매케인’과 ‘피츠제럴드’도 한반도 부근 해상으로 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베이징=이헌진·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ungchii@donga.com
#한미훈련#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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