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4일 “탈북자 이혁철 씨(28)가 연평도에서 어선(9t급 진흥3호)을 절취해 3일 오후 10시 49분경 NLL을 통과해 월북했다”고 밝혔다. 과거 4회에 걸쳐 제3국으로의 탈북과 재입북을 반복하다가 2007년 3월 한국에 들어온 이 씨는 두 달 전 꽃게잡이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연평도에 들어왔다. 이 씨는 3일 부두에 정박 중인 어선에 엔진 키가 꽂혀 있자 이를 그대로 몰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초병은 3일 오후 10시 31분 이 씨가 탈취한 어선이 부두에서 나와 이동하는 것을 포착해 연평부대 상황실에 보고했다.
탈취한 어선이 군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초병의 첫 보고로부터 13분이 지난 뒤였다. 오후 10시 44분경 해병대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물체가 탐지되자 인근의 해군 레이더에 정확한 식별을 요청했다. 오후 10시 46분경 어선 한 척이 NLL 남방 900m 지점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각 연평도 인근에 정박해 있던 해군의 고속정이 출발했지만 어선은 이미 NLL을 넘어간 뒤였다. 선주가 북으로 향하는 이 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돌아올 것을 종용했으나 이 씨는 ‘개××, 있을 때 잘하지 그랬냐’는 식으로 욕설을 하며 그대로 도주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군 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했음에도 NLL을 통한 월북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군의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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