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10여 분 이상 알몸으로 대로를 걷는 동안 그녀의 부끄러움을 가려 주기 위해 도와주려는 시민들은 없었다. 그 대신 호기심에 가득 찬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4일 오전 11시 4분 전남지방경찰청 상황실에 “전남 목포시 상동 한 쇼핑몰 인근 인도에서 여자가 알몸으로 뛰어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목포경찰서 하당지구대 B 경장(28·여) 등 경찰관 4명은 오전 11시 9분 현장에 도착했다. B 경장은 A 씨를 야간에 입는 경찰 비옷으로 몸을 감쌌다. 이후 A 씨를 순찰차 뒷좌석에 태운 뒤 지구대로 데려와 가족에게 인계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1시 반 가족과 함께 정신병원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며칠 전 특정 단체 사람들과 서울에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근처 가게 종업원인 이모 씨(29)는 “알몸인 A 씨에게 ‘옷은 입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혼자 중얼거리면서 계속 걸어갔다”며 “주위 여성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어 결국 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A 씨가 대로를 활보한 시간은 112 신고 상황 등을 감안할 때 10∼20분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A 씨가 활보한 거리는 옆에 왕복 6차로 도로가 있고 행인이 많은 번화가다. 그러나 여성이 알몸으로 활보하는 상황을 보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112 신고는 4건에 불과했다. 이 씨를 제외하고 A 씨에게 옷을 씌워 주는 등 부끄러운 상황을 모면하도록 도와준 시민은 아무도 없었다. 많은 행인이 그저 바라만 보는 무관심과 도움 요청을 외면하는 냉담함이 있었을 뿐이다.
일부 시민은 길 건너편이나 차안에서 휴대전화로 A 씨를 찍었다. 심지어 일부는 A 씨를 따라다니며 촬영했다. 이후 A 씨 나체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유포됐다. 경찰은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과 동영상만 10건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터넷에선 A 씨에 대한 신상털기도 진행됐다. 경찰은 A 씨 가족이 “A 씨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고 진정함에 따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 씨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발견하면 즉시 삭제할 것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SNS 회사 등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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