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간지역에 폭설이 내린 지난달 20일, 한국도로공사 상황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춘분에 내린 때 아닌 폭설로 자칫 강원지역 주요 고속도로가 마비될 상황. 도로공사 상황실에 설치된 대형화면에는 주요 도로 노선이 표시된 전자지도가 띄워져 있었다. 이 지도에 눈구름의 이동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기상레이더 영상이 ‘오버랩’ 됐다.
“현재 제설장비 이동 상황 띄워봐.”
상황실장의 지시에 대형화면에는 각 고속도로별 제설 장비 위치와 제설 횟수가 빼곡히 표시됐다. 옆 화면에는 제설작업 중인 고속도로의 폐쇄회로(CC)TV 모니터가 현장을 자세히 보여줬다.
최근 잦은 기상이변으로 폭설과 폭우가 잦은 가운데 도로공사는 전국 고속도로의 기상 및 재난방지 작업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실시간 재난관리 첨단방재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에 설치된 CCTV 화면과 기상청의 기상정보, 제설장비에 부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통합해 전국의 제설작업을 실시간으로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도로공사 사무실에서도 특정 도로의 앞으로 기상 상황과 이 도로에 제설작업이 몇 번 이뤄졌는지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도로공사는 실시간으로 기상청의 최신 기상정보를 받아 고속도로와 국도의 폭설과 폭우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도로공사는 올 초 서울과 강원 지역에 폭설이 내렸을 때에도 이 시스템을 활용해 교통대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또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폭설뿐만 아니라 폭우나 태풍 등 재난상황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재난관리 방재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상악화로 인한 재난상황을 미리 차단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에 대한 안전 서비스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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