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책임 놓고 수조원대 소송 예고… 주민들 “철도점거 불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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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개발 파국 메가톤급 후폭풍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최대 주주인 코레일이 사업을 청산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수조 원대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업 방식 등을 놓고 장기간 대립해온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은 사업 좌초 책임을 물어 대규모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개발사업에 묶인 서부이촌동 주민들도 코레일과 서울시 등에 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청산 절차 돌입…마지막 희망 있나

코레일은 9일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땅값으로 받은 2조4000억 원 중 1차로 5400억 원을 반납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명의이전 등 절차를 거쳐 22일까지 드림허브에 토지매매 계약 해제를, 29일에는 사업협약 해지를 통지할 방침이다.

민간 출자사들은 토지매매 계약 해제를 통보받기 전에 극적으로 막판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곧 국토교통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원회에 사업 조정을 신청하고, 민간 주도의 새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코레일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회생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이 ‘백기투항’ 수준으로 나오지 않으면 이번 청산 결정을 뒤집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PF 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려면 사업 주체들 사이에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사업 정상화 방안을 둘러싸고 대립했던 이들이 중재 신청에 합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용산 개발사업은 국가적인 규모의 사업이며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생존권도 달려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코레일 자금난 가능성, 소송전도 뒤따를 듯

사업이 청산되면 코레일을 포함한 30개 출자사가 투자한 드림허브 자본금 1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진다. 특히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드림허브에 투자한 지분(25%) 2500억 원을 비롯해 지금까지 사업에 쓴 7000억 원을 고스란히 날린다. 무엇보다 9월까지 순차적으로 갚아야 할 땅값 2조4000억 원이 큰 부담이다. 코레일은 금융권 차입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이 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의 자본 잠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용산 개발사업에 자본금의 30배인 1700여억 원을 투자한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통보를 받았다. 삼성물산 등 2000억 원을 투자한 건설사를 비롯해 2365억 원을 투자한 KB자산운용 푸르덴셜 삼성생명 우리은행 등 금융권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엔 국민연금이 투자한 1250억 원도 포함돼 있다.

거액의 소송전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출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한 민간 출자사들은 코레일을 상대로 최소 7000억 원 규모로 사업 무산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출자금에 전환사채(CB)까지 떠맡아 1400억 원 정도가 들어갔고 토지오염 정화 공사 대금도 못 받았다”며 “돈을 찾으려면 (소송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도 드림허브 등을 상대로 사업 무산 시 받기로 한 토지 매매 계약 미이행금 등에 대한 소송을 낼 계획이다.

장윤정·박재명 기자 yunjung@donga.com
#용산#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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