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술-인력 모두 ‘쌍둥이 전수’ 의료수출 사상 최대 2500억원 규모
첫 사업은 왕립병원內 5개 센터 건립
한국의 의료 시스템 모델을 그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옮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양국의 의료 환경을 똑같게 만드는 일명 ‘쌍둥이(twinning) 프로젝트’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00억∼3000억 원 선으로 국내 의료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압둘라 알 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장관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만나 이런 내용을 포함한 보건 의료 6개 분야의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다.
한국의 의료기술을 국제사회에 전수해 의료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원조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1955∼61년에 의사 226명을 연수 보내면서 의료인 양성과 의료기술 향상의 계기를 마련했다. 진 장관은 “이번 의료서비스 수출을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양국이 합의한 6개 분야는 △의료기관 간 쌍둥이 프로젝트 △병원 설계 및 건립 △의료인 교육·연수 프로그램 △의료진 교환 프로그램(Visiting Physician Program) 및 전문가 상호 방문 △보건의료 연구개발(R&D) 및 의료 기술 이전 △의료 정보기술 등이다.
쌍둥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사우디 보건부 산하의 킹파드 왕립병원(KFMC)에 뇌영상과학센터, 줄기세포연구생산시설, 신경기초과학연구센터 등 5개 센터를 만든다. 센터가 건립되면 한국 의료기관이 위탁받아 운영한다. 현지 의료진에 기술도 이전한다.
사우디 주요 4개 거점 도시에 400병상 이상의 메디컬타워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획 설계부터 완공 이후의 운영까지 한국이 책임지는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이다. 나즈란과 지다의 심장센터를 개선하고, 위탁받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복지부는 “KFMC에 5개 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의 경우 올해 안으로 비용에 대한 합의를 끝내고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4개 지역 메디컬타워 BOT 사업과 심장센터 업그레이드 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수준으로 사업 범위는 유동적이다”고 설명했다.
사업 규모, 범위, 금액, 운영 수익권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협상 중이다. 본계약 체결 후에도 운영 수익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동에서 현지 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미국 의료기관도 운영 수익금은 비밀로 유지하고 있다.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쌍둥이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최소 25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30병상 이상의 센터를 세우는 데 최소 50억 원, 400병상 정도의 병원에는 500억 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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