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인사문제로 심려 끼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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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3일 03시 00분


■ 민주당 지도부 초청 2시간 만찬

“반갑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지도부와의 만찬에 앞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갑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지도부와의 만찬에 앞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장차관급 낙마 사태를 낳은 부실 인사 논란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이 새 정부의 인사문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 및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민주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와 보니 소위 존안자료 같은 자료가 없었다. 각 기관에서 보내온 자료를 모아 검증을 했는데 그 자료에 없는 사항들이 나와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윤 후보자는 실력으로 말하면 연구한 게 많고,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에서 너무 쪼니(공박하니) 당황해서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고 한다”고 두둔하면서 “윤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그 분야에 여성을 발탁해서 키우려던 생각이었다. 쌓은 실력이 있으니 지켜보시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설훈 비대위원이 “윤 후보자에 대해 결단(임명 취소)을 내려야 한다. 결단을 내리면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박수를 칠 것이다”라고 건의했지만 박 대통령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사전검증 부실 논란에 대해서는 “200가지 문항으로 된 (고위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가 후보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앞으로 체크리스트를 보강하고 시스템으로 인사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다. 문 위원장이 안보와 민생에서 적극 공조하겠다고 말씀하셔서 반갑게 생각한다. 민주당이 힘을 실어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선 “내가 공약했던 사항이니 여야가 빨리 (개혁안을) 합의해 달라. 각별한 관심을 갖고 처리하겠다”고 했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1시간 55분 동안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문 위원장의 68번째 생일이어서 만찬장에는 축하 케이크가 마련됐으며 박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 전원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문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박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평가가 저조하다. 인사와 소통 부족 때문이다. 소통하면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48% 목소리를 금방 알 수 있다. 경청해주고 수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에서는 문 비대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 등 21명이, 청와대에서는 허태열 비서실장, 김장수 안보실장, 유민봉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이정현 정무수석, 김행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 상임위 민주당 간사들과의 만찬도 계획하고 있다.

민동용·이남희 기자 mindy@donga.com
#박근혜#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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