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형제는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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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이슬람 사상 심취… 동생은 ‘보통 미국 아이’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용의자로 19일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한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는 지난해 부친의 고향인 체첸 인근 지역을 다녀온 뒤 이슬람 종교에 부쩍 심취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그의 숙모인 마레트 차르나예바 씨는 “조카가 전에는 종교에 관심이 없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다섯 번이나 기도를 하고 수염을 기르고 종교와 정치에 대해 발언했다”고 증언했다. 이웃인 알브레히트 암몬 씨(21)는 석 달 전 한 피자가게에서 만난 타메를란은 성경은 꾸란의 복사본일 뿐이며 아프가니스탄전쟁 등 미국이 벌인 많은 전쟁이 성경에 기반을 뒀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타메를란은 2009년 애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으며 미국인 친구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인들에게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벙커힐커뮤니티칼리지에서 회계학을 공부했고 결혼해서 딸을 낳았다. 권투를 했고 미국 복싱 국가대표 선수단에 들어가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포된 동생 조하르(19)는 형과는 달리 “조용하고 친절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지인들은 입을 모았다. 또 스케이트보드 같은 운동과 랩 음악을 좋아하는 ‘보통 미국 아이’였다는 것.

조하르는 이번 테러사건 전까지 다트머스 매사추세츠대에서 공부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조하르가 3년 전 고교 시절에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에세이를 써보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체첸의 역사와 러시아의 체첸인 학살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체첸 난민 출신인 안조르 차르나예프 씨의 아들로 타메를란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조하르는 체첸 지역에서 각각 태어났다. 어린 시절 키르기스스탄에서 살다가 러시아 북캅카스 지역 다게스탄 공화국을 거쳐 2002년 부모와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보스턴#테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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