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대대적인 당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4·24 재·보궐선거를 통한 김무성 의원(5선)의 재입성과 맞물리면서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교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황 대표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당직은 대선 준비를 위해 구성됐지만 계속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대선 이후 당을 관리할 수 있는 체제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새로운 인물들이 주요 당직으로 들어오면 당에 활기가 없다는 말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5월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이후 대다수의 주요 당직자들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사무총장으로는 3선의 홍문종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을이 지역구인 홍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영입 대상으로 꼽히기도 했었다. 그는 최근 황 대표를 직접 만나 사무총장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도 홍 의원과는 15대 국회에 함께 들어온 사이로 평소 친분이 있다. 서병수 현 사무총장은 내년 6월 부산시장 선거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재·보선이 끝난 만큼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당직에서 물러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도 사무총장 후보감으로 수도권의 중량감 있는 3선 의원을 찾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들인 최경환 이주영 의원이 각각 경북과 경남 출신으로 원내사령탑이 영남 인사로 짜여질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 구도를 맞추는 차원에서 사무총장을 수도권에서 발탁하려는 것이다.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도 조만간 임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선 때 처음으로 박근혜 후보에게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내 준 호남을 배려하기 위해 두 명 모두 호남 출신 인사를 검토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한 자리는 지난해 총선 때 전 지역을 석권한 강원도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인사로는 유수택 새누리당 광주시당위원장이 거론되며, 강원 지역 인사는 아직 물색 중이다. 또 당 대변인을 포함해 본부장급 인사들도 대거 물갈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황 대표가 당 조직의 새판 짜기에 나선 것은 우선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 정부 초기 인사파동 등에서 당 대표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리더십 부재라는 당 내부의 비판에 직면하자 인사권을 활용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당 일각에선 김무성 의원의 뜻과는 무관하게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선 ‘황우여 2기 체제’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황 대표가 여권의 역학구도를 바꾸지 않기 위해 당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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