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초등 교육과정에서 강조 되는 학습목표는 창의력과 사고력. 2009 개정교육과정 교과서에선 교과 개념에 실생활 소재가 적극 적용됐고, 교과수업과 시험에선 스토리텔링과 서술형문제가 강화되는 등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시되는 추세다. 소위 ‘단원평가’로 불리는 수시평가(경기도의 경우 상시평가)와 수행평가에서 서술형문제의 비중이 적게는 30%, 많게는 45%가량 출제되는 만큼 대비도 필요하다.
핵심은 실생활 소재와 연계된 장문의 글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를 훈련할 효과적인 방법으로 뉴스 기사와 사설·칼럼을 작성하는 ‘미디어 글쓰기’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서울교육대학교와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공동 주최하는 ‘제1회 미디어 글쓰기 대회’의 예시문제를 살펴보며 미디어 글쓰기가 국어 수학 사회 등 주요 교과학습에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짚어보자.
사실·의견 구분하기… 국어 공부에 도움
미디어 글쓰기가 학습효과로 직결되는 과목은 국어. 글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고 주장과 근거를 파악한 뒤 자신의 의견을 써보는 훈련은 초등 전 학년 국어에서 중요한 학습목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등 육하원칙이 반드시 들어가도록 기사를 작성하는 훈련은 보고서 같은 사실적 글쓰기나 일기쓰기 등 작문능력을 길러준다.
기사의 첫 문장이나 제목을 쓰는 연습을 반복하면 핵심부터 말하는 두괄식 글쓰기와 말하기에 익숙해진다.
‘초등생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알리는 기사문을 작성하라’는 미디어글쓰기 예시문제 답안을 작성한다면 자료에 제시된 그래프의 수치를 ‘뉴스’로 풀어 문제의 심각성을 전한 뒤 사진 속 상황을 활용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해설’로 담을 수 있다.
이같은 글쓰기는 초등 3학년 국어 6단원 ‘좋은 생각이 있어요’의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초등 6학년 2단원 ‘정보의 이해’의 ‘여러 매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조사하고 적절하게 활용하기’ 등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스마트폰 중독의 원인을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하는 칼럼을 작성한다면 초등 6학년 3단원 ‘다양한 주장’에서 ‘사설을 읽고 글의 근거가 적절한지 파악하기’를 연습할 수 있다.
그래프 해석해 글쓰기… 수학공부에 직결
개념·지식 위주의 교과로 인식되기 쉬운 수학, 사회, 과학의 경우에도 미디어 글쓰기가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중독률을 나타낸 그래프에서 연령대별 중독률을 순서로 매겨본다면 이는 그래프와 표를 해석해 답안을 서술하는 수학 서술형평가 대비로 곧바로 연결된다.
기사를 작성할 때 글의 시작부에서 특정 에피소드나 사례를 설명하는 방식은 스토리텔링 수학수업의 도입 부분과 공통된 방식임을 참고하면 좋다. 자신의 생활 속 경험을 발표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는 초등 저학년 수행평가도 기사·칼럼 쓰기로 대비할 수 있다.
시사 소재에 관심… 사회·과학 이해력↑
기사·칼럼을 읽거나 작성하면서 얻는 또 다른 소득은 시사이슈를 자연스레 공부할 수 있다는 점. 초등 저학년 슬기로운 생활·바른 생활·즐거운 생활을 하나로 합친 ‘통합교과’와 도덕·사회·과학 등을 공부할 때 폭넓은 시사상식이 교과개념 이해를 돕는다.
제1회 미디어 글쓰기 대회의 문제출제와 심사를 맡은 엄해영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와 관련한 기사문을 작성한다면 자연스레 학생 나름대로 문제점과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생활 속 문제는 개인적이면서 사회적 규모의 문제이기 때문에 도덕과 사회 교과 모두를 연결해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문제출제 및 심사에 함께 참여하는 이재승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미디어 글쓰기는 실용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키워준다”면서 “중고교 및 대학입시의 논술시험을 준비하는데도 효과적인 학습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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