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52년 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5·16군사정변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경제적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1961년 11월 미국을 찾았다. 당시 전용기가 없어 국적 전세기와 미국 민항기를 탔고, 도쿄 알래스카 시애틀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에 도착하기까지 만 사흘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반면 박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14시간 동안 비행해 뉴욕에 도착한 뒤 이튿날 워싱턴을 방문한다. 방문 목적도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서 대북정책을 포함한 글로벌 이슈를 대등한 위치에서 논의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아버지 때와는 차이가 크다.
손님을 맞는 미국의 태도도 천양지차다. 박 전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전 파병까지 제안하며 “무조건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한국처럼 자립 의지가 있는 나라에 우선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동갑내기였던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홀대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박 대통령은 ‘블랙 케네디’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기후변화 같은 비정치적인 문제에서부터 신뢰를 쌓아나가자는 ‘서울 프로세스’를 제안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오찬을 함께한 뒤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며 동반자적 관계를 재확인한다.
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의 초청을 받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도 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방미 때 의회 연설은 못하고 미국 기자협회, 외교협회, 아시아협회 등에서 연설을 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위상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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