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금융공기업 신입사원들의 첫해 연봉이 3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기업 기존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삼성전자보다 24%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기업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8700만 원이었다. 9개 금융공기업은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코스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다.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의 직원 평균연봉이 1억14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예탁결제원(1억100만 원) 코스콤(9500만 원) 등 증권관련 공기업들도 평균연봉이 1억 원 안팎이었다.
이들 9개 공기업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9만 명의 평균연봉인 7000만 원보다 1700만 원(24.3%) 더 많았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도 한국거래소가 17.4년, 한국예탁결제원이 16.5년 등으로 삼성전자(9.0년)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금융공기업이 최고의 민간기업보다 연봉도 높고 고용안정성도 월등히 뛰어나다는 뜻이다.
9개 공기업 신입사원의 첫해 평균 연봉은 지난해 3800만 원이었다. 2010년(2900만 원) 이후 2년 사이 31%나 오른 것으로 최근 민간기업의 연평균 임금인상률(4∼5%)과 비교해 상승폭이 매우 컸다. 신입사원 연봉은 예금보험공사가 43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정책금융공사(4200만 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3800만 원) 등도 높았다.
금융공기업 직원의 임금이 수직상승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개혁정책,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2009년에 금융공기업 초임 연봉은 최대 20% 삭감됐다. 9개 금융공기업의 직원 평균연봉도 2008∼2010년에는 8000만 원 수준에서 정체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정권 말기에 접어들어 노조, 직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금융공기업 직원연봉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금융공기업들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정치적 연줄 등을 통해 임명된 일부 기관장들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노조 등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 고임금 구조 유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공기업들은 독점, 규제 등 비(非)시장적 요인에 의해 수익을 얻는 부분이 큰 만큼 더 많은 사회적 감시를 받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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