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3부]지적장애 딸 통학버스 태워주려 길 건너다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거제서 신호위반 25t 덤프트럭 질주… 횡단보도 덮쳐 어머니 사망-딸 중상
“사고순간 엄마가 딸 밀쳐내 목숨건져”

장애인 딸을 통학버스에 태워주려 길을 건너던 어머니가 반칙운전 대형트럭에 치여 숨졌다. 엄마가 딸을 힘껏 밀쳐낸 덕분에 딸은 목숨을 건졌다.

7일 오전 8시 반경 경남 거제시 아주동 아주치안센터 인근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한 25t 덤프트럭이 길을 건너던 배모 씨(37·여)와 딸 한모 양(9)을 치었다. 트럭은 횡단보도를 지나 14m 정도 진행한 뒤에야 멈췄다. 배 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한 양은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거제대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할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사고 순간 엄마가 딸을 힘껏 밀쳐내 그나마 아이가 목숨을 건진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양은 지적장애가 있어 집에서 4km 정도 떨어진 특수학교 초등반에 4년째 다니고 있다. 배 씨는 매일 아침 시영아파트에서 190m 떨어진 통학버스 승강장으로 딸을 데리고 나와 등교시켰다. 배 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남편과 함께 어렵게 3남매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 운전사 정모 씨(43)는 경찰에서 “편도 2차로 도로의 2차로를 따라 진행하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 걸 미처 보지 못했다”며 “사고 당시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남 사천시 D개발 소속인 정 씨는 사고현장에서 400m 정도 떨어진 E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토석을 싣고 아주중앙로를 따라 14번국도 쪽으로 진행하는 길이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채널A 영상]장애 딸 등교시키던 엄마, 트럭에 치여 참변


#지적장애#통학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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