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야 하나 된다]“北나무심기, 남북화합의 씨앗 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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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그린 데탕트’ 토론회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그린 데탕트’ 토론회에서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센터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그린 데탕트’ 토론회에서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센터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토론회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북한의 산림복구와 환경복원은 통일 과정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북한 나무심기를 조속히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그린 데탕트’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지적했다. 이 행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북한의 도발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지만 남북 모두 혜택을 보는 환경문제에서 해빙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북한의 산림훼손과 홍수 등 자연재해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로 연결된 우리의 삶도 위협하는 것”이라며 “녹색협력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동북아 차원의 환경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데탕트(green detente)’는 박근혜정부가 ‘작은 통일에서 시작해 큰 통일을 지향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남북 환경공동체를 건설하자는 취지로 제시한 모토이다. 환경의 ‘녹색(그린)’과 긴장완화의 ‘데탕트’를 합쳐 만들었다. 본보는 4월 1일 창간 93주년을 맞아 제시한 ‘준비해야 하나 된다-통일코리아 프로젝트’의 7대 다짐 중 하나로 ‘녹색통일 시대를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매년 북한 국토 면적의 1%에 해당하는 13만 ha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2배 규모다. 북한은 산림이 황폐해지면서 홍수가 자주 일어나고 농경지 침수로 식량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산림훼손은 가뭄과 황사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의 목숨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홍수로 인한 북한 사망자는 169명, 실종자가 400명에 달했다. 한국이 4개의 태풍에 강타당하고도 인명피해가 10명을 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북한이 얼마나 재해에 취약한지 알 수 있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는 “동·서독 통일비용의 20%를 환경문제가 차지했다”면서 “분산된 재원과 창구를 단일화해 장기 계획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성공적 조림경험을 북한에 잘 이식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박정희 정부부터 지난 40년간 총 11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4위의 산림면적을 갖게 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림 성공 사례로 꼽힌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인권센터 소장은 “환경문제는 한번 시기를 놓치면 해결이 불가능한 과제”라며 “환경부 통일부 등 특정 부처가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그린 데탕트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그린데탕트#나무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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