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침략 정의를 둘러싼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학문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어 절대적인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말했던 것으로 정치가로서 (이 문제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과거 전쟁에 대해 “(아베 내각은) 아시아 제국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과거 내각과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루 전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고노 담화 수정을 포함한 검토를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한 데 이은 아베 총리의 해명성 발언이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참의원 답변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침략의 정의는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침략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미국조차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자 아베 총리가 8일 직접 사태 진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침략의 정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자신의 발언을 고수해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속도 조절’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베 내각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인접국이 반발하는 외교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조차 외교 관계에서 ‘아시아 중시’를 외치고 있는 상태다. 무제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는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7월까지는 안전 운행을 해야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가 관방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일본의 입장을 각각의 외교 루트를 통해 계속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