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중앙에 긴 테이블… 보안카메라 설치
바텐더 “한국 대변인 일행 왔었다” 66㎡ 정도 규모… 위층에 화장실 있어
“그날 저녁 ‘코리아 스포크스맨(대변인)’이 이곳에 왔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논란의 장소로 떠오른 W워싱턴DC호텔 바의 바텐더는 11일 오후(현지 시간) 동아일보 기자에게 7일 저녁 윤 대변인의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바텐더는 “스포크스맨 일행이 중앙 테이블에 앉았다”고 밝혔다.
현장 취재 결과 문제의 호텔 바는 66m²(20평) 정도의 작고 아담한 규모였다. 윤 전 대변인이 주장한 대로 허름하지는 않았다. “중앙에 상당히 긴 테이블이 있었다”는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발언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구조였다. 대다수 호텔 바가 개별 테이블이 배치된 ‘분산형’ 구조인 것과 달리 이곳은 중앙에 대형 테이블이 있고 양쪽으로 7개씩 의자가 놓여 있는 ‘집중형’ 구조였다. 중앙 테이블이 칸막이가 없이 확 트여 다른 손님들이 잘 보이기 때문에 윤 전 대변인과 피해 여성 A 씨가 서로 건너편에 앉아 있으면 성추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성추행이 있었다면 좌석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오가거나 바에서 나올 때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윤 전 대변인은 “바가 지하에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본 결과 반지하 스타일이어서 창문 바깥쪽으로 길거리 풍경이 보였다. 또 윤 전 대변인은 “먼저 호텔 꼭대기층 테라스 바에 갔지만 술값이 비싸 지하 바로 내려왔다”고 주장했지만 술값을 비교하면 오히려 지하 바가 더 비쌌다. 오히려 테라스 바는 라이브로 노래를 하고 시끄럽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높다.
입구 바로 옆 벽면에 설치된 보안카메라가 중앙 테이블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윤 전 대변인 일행도 사건 당일 찍혔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 사건 접수 신고서에도 “현장에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바텐더는 “그날(윤 전 대변인 일행 방문일)도 카운터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바텐더는 중앙 테이블이 내려다보이는 카운터에서 일하면서 내부 상황 전반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였다.
“어떻게 그가 대변인인 줄 알았느냐. 본인이 얘기했느냐”고 묻자 바텐더는 “누군가(someone)가 얘기해줬다”고 답했다. 경찰이 당일 사건 접수 후 이곳에 현장조사를 벌이면서 대변인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보였다. 사건 당일 윤 전 대변인 일행을 서빙했던 웨이터는 이날 저녁근무인 관계로 만나지 못했다.
바텐더는 “일행이 2시간 이상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30분가량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윤 전 대변인 회견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또 “일행이 바에서 나간 시간은 오전 1시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에는 별도의 화장실이 없어 위층(1층)의 ‘J&G 스테이크 하우스’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긴 편. 운전사가 동석했어도 화장실에 갈 경우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추행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