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尹, 귀국직후 靑에 “엉덩이 만졌다”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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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에 진술… “호텔방에 인턴 왔을때는 노팬티”
11일 회견서 ‘허리 터치 - 속옷차림’ 말바꿨지만 靑 침묵
尹, 성추행 전날에도 술자리에 피해 여성인턴 데리고 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여부에 대해 “여자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친 게 전부였다”고 말했지만 9일 귀국 직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조사 때는 엉덩이를 만진 사실을 시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라고 말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를 친 것이) 제가 미국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저지른 일로 비켜나갔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조사에선 “인턴의 주장대로 엉덩이를 만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여성 인턴이 경찰에 신고한 8일 오전(현지 시간)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노크 소리를 듣고 뛰쳐나갔을 때 의복 상태를 묻는 질문에 “얼떨결에 속옷 차림으로 갔다”고 했지만, 민정수석실 조사 때는 “노팬티였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이 사건을 폭로한 미주 한인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 올라온 내용과 교민들이 추가로 제보한 성추행 관련 의혹들을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턴 여성을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 룸으로 불러 “성관계를 요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에서 마지막이니 내가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잔을 사겠다’고 제안해 가이드, 운전사와 함께 호텔 바에 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전날이자 워싱턴 도착 첫날인 6일에도 피해 인턴을 데리고 술자리에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조사 때 진술과 기자회견 내용에 차이가 많아 민정수석실은 (기자회견 내용 등) 윤 전 대변인의 여러 진술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이 11일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과 9일 조사 진술 내용이 다른 것을 확인했으면 사건의 실체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인 만큼 당일 이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팀 조사는 피해자인 여성 인턴이 미국 경찰에 신고한 내용 및 여러 제보에 대해 질문하고 윤 전 대변인이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진술을 다 마친 후 윤 전 대변인이 자필로 서명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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