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북 획기적 제안? 그래서 성공한 적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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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 2시간 15분 간담회
개성공단-대북관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과의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씨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했던 것과 관련해 “나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과의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씨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했던 것과 관련해 “나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박근혜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의 15일 만찬간담회는 오후 5시 30분부터 예정 시간을 45분 넘긴 7시 45분까지 2시간 15분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미국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자평하며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잤는데도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고 소개했다. 그런 순방 말미에 터진 ‘불미스러운 일’(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의혹)에 대해 “안타깝다”면서 발 빠른 후속조치를 다짐했다. 또한 간담회 직전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국가 진출이 확정됐다는 보고를 받았음을 밝은 표정으로 전하면서 “지금 세계는 어느 한 나라가 아니라 같이 협력하고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

“북한과의 돌파구를 만들 그런 획기적인 제안이 없지 않느냐는 분도 있는데 그럼 여태까지 획기적인 제안을 해서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결국 지금 이 상태가 되지 않았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만찬에서 대북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무엇을 내놓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금강산도 개성공단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확고한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냥 적당히 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엉거주춤, 엉성하게 대화하겠다는 건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완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적당히 북한과 개성공단 정상화 타협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도발하거나 북한을 자극하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우리가 ‘협박으로 대가를 받을 생각 하지 말라’고 계속 얘기해도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막다른 상태까지 간 건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14일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이유로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국민 7명이 내려올 때 우리는 그쪽이 요구하는 것을 지불했지만 아직 기업들은 완제품도 못 받았기 때문에 마땅히 정부가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이런 부분에 있어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에 유엔, 미국에 DMZ(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을 제의한 배경으로 “금강산관광도 개성공단도 꽉 막히고 꼬였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풀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발상의 전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하겠다고 하면 항상 그 문은 열려 있고, 인도적인 지원은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신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가뜩이나 폐쇄된 사회에서 예측을 불허하는 행동을 많이 하는데 북한이 왜 저럴까 알아서 뭐하고, 그걸 실제로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라며 “우리의 확고한 안보태세와 억지력을 믿는 거지 북한을 믿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통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을 북한의 주민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상당히 미온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북한과) 경제공동체까지 가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장애가 있을 수 있고 기다려야 되는 때도 있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렇게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북한이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도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걸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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