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야 하나 된다]“南流는 北변화시킬 문화 핵무기… 유입 늘릴 묘책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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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한 민주화와 정보화’ 세미나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이 7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왜 북한의 정상국가화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네 번째 공동세미나. 참석자들이 북한의 민주화와 정보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이 7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왜 북한의 정상국가화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네 번째 공동세미나. 참석자들이 북한의 민주화와 정보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알게 되면 바뀐다. 그들도 우리처럼….” 한국에 들어와 정착한 2만5000여 명의 탈북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2400만 북한 주민에게 북한 체제의 실상과 인권 탄압의 실체가 알려진다면 현재 북한을 지배하는 통치질서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뜻을 내포한 말이다. 북한을 정상 국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단초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민주화와 정보화다. 북한의 핵무기에 비견되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비대칭 우위 전력이 정보전 심리전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다. 문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지난(至難)해 보이는 북한 민주화 정보화의 과업을 이뤄낼 수 있느냐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한선재단)은 7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집중적인 토론을 벌였다. ‘통일의 길, 북한의 정상국가화’라는 대주제로 진행 중인 세미나의 네 번째 주제이다. 》

질문1. 북에 정보 유입으로 내부변화 유도할 수 있나.

북한 내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는 북한 당국도 서서히 통제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많다.

동아대 강동완 교수는 “남한 영상물의 확산은 단순히 한류(韓流)의 전파 차원을 넘어 폐쇄된 북한 체제에 자본주의 요소로서의 시장을 확대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남한의 정보에 노출된 ‘새세대’의 등장은 향후 엄청난 폭발력을 지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탈북자 출신인 이혜경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연구원은 대북방송, 전단, 영화, 음반, TV를 뛰어넘을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매체를 이용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NK지식인연대가 미국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원조기금(NED)’의 지원을 받아 ‘스텔스 USB’를 성공적으로 북한에 유입한 적이 있다”며 “북한의 세관을 통과할 때는 저장된 내용이 은폐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장착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질문2. 200만 북 휴대전화, 혁명의 최종병기 될까.

가입자 200만 명을 넘어선 북한의 휴대전화가 북한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200만 가입자의 통화 내용을 검사하는 것이 매우 힘든 만큼 정보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휴대전화망을 통해 어떻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느냐에 있고 이는 결국 북한 주민들의 대남신뢰도 향상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선정책연구원의 선상신 박사는 “이동통신 보급률이 3.3%에 불과하고 정보화 수준이 미약하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 박사는 “북한의 인터넷은 ‘모기장식’으로, 접속은 물론이고 사용시간과 장소, 접속 대상까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도청의 위험 때문에 휴대전화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질문3. 북한의 민주화, 도저히 불가능한가.

토론자들은 북한 민주화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과제라고 체념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호 선임연구위원은 “경험적으로 볼 때 경제적 자유, 개방경제와 시장제도가 없으면 민주적 발전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승규 고려대 교수는 “북한 민주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비밀병기는 2만5000여 명의 탈북자다. 이들을 통해 자유의 바람이 북한에 불게 하고 북한 인권의 열악함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자신감에 기반을 둔 대북 홍보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의 초코파이가 북한 주민의 마음속에 시장경제 및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각인시켜준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

조영기 고려대 교수도 “결국 북한의 민주화 정상화는 북한 주민의 존엄성을 회복시켜 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선상신 한선정책연구원 아태전략연구소장
이용환 한선정책연구원장
이혜경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연구원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북한#민주화#정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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