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20일 사흘 연속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실체를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 간 정보 이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사흘간 6발을 잇달아 쏴 올린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한국은 KN-02 단거리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은 사거리를 늘린 방사포(다연장로켓)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정찰위성과 이지스 구축함, 유·무인 정찰기 등 각종 대북감시전력으로 사흘간 수집한 북한 발사체 6발의 비행궤도와 속도, 사거리 등 관련 정보를 토대로 한국은 ‘단거리 미사일’, 미국은 ‘신형 방사포’로 각각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처럼 한미 당국 간 대북 정보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발사체 분석 결과를 발표할 경우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고, 양 당국의 대북 정보수집 능력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당분간 판단을 유보하기로 양측이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쏴 올린 단거리 발사체는 5∼10분 내 발사 준비를 갖출 수 있어 사전 포착이 거의 힘들고, 비행시간도 수십 초에 불과해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영상정보(IMINT)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레이더와 대북 감청장비 등을 활용한 신호정보(SIGINT)로 북한 발사체의 정체를 분석하다 보니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과거에도 한미 당국 간 북한의 도발 유형과 의도에 대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할 경우 판단을 유보한 전례가 있다”며 “그만큼 대북 정보 판단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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