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은 정부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경제적인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결혼이 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베트남 여성의 이미지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사회과학원 쩐티늉 박사의 말이다. 그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지역 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토론자로 나선다. 27∼29일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는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국회 다문화사회포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다.
그는 최근 베트남의 상당수 국제결혼이 ‘4무(無)’로 진행된다고 자국의 현실을 지적했다. △사랑 △문화 이해 △건강지식 △가족상황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결혼이 이뤄진다는 것.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도 제시했다. 외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중 약 7%만이 사랑 때문에 결혼했다고 답했다. 5명 중 3명꼴인 60%는 가난 때문에 국제결혼을 택했다고 했다. 결혼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로 이뤄지는 점을 말해준다. 많은 젊은 베트남 여성이 낯선 외국인과 결혼한 뒤 생활능력이 없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결혼이 가난 탈출을 위한 수단이 되는 한편으로 결혼이주여성이 남편 국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출국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남편 나라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할뿐더러 학대를 당하는 등 위험에 처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그는 “외국인 아내가 한국에 가기 전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도록 규제해야 한다”며 “그러면 서서히 부부간의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이주여성이 새로운 가족에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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