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2시 23분경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찜질방의 여성 탈의실. 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안마 의자에 가만히 앉아 다른 여성들이 옷 갈아입는 장면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머리에는 수건을 둘러쓰고 있었다. 가슴은 다른 젊은 여성보다 훨씬 더 풍만해 보였다.
그러나 손님 중 한 여대생은 아무래도 그 여성의 외모나 태도가 수상쩍었다. 여성 찜질복을 입고 있었지만 다리에 털이 많았고,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있는 자세도 여느 젊은 여성과는 달랐다. 이 여대생은 친구와 상의한 후 “아무래도 남자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여성은 전날 휴가를 나온 육군 모 부대 박모 일병(22)이었다. 건장한 체격의 남성인 그는 전날 밤 남성용 찜질복을 입고 입장한 뒤 여성이 벗어놓은 찜질복을 손에 넣었다. 가슴에 수건을 말아 넣은 뒤 ‘가짜 가슴’이 흘러내릴까봐 몇 시간째 안마의자에만 앉아있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박 일병은 170cm 정도 되는 키에 얼굴도 곱상한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라면서 “현역 군인이라 곧바로 군 헌병대로 이송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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