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訪美 앞두고… 中, TPP 가입 긍정 검토

“美의 봉쇄전략”이라던 입장서 급선회… 시, 오바마와 심도있게 北核 논의할듯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긍정적인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홍콩 밍(明)보와 로이터통신이 31일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TPP가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봉쇄전략이라는 견해를 보여 왔다.

상무부 선단양(沈丹楊)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우리는 TPP의 장단점뿐 아니라 가입 가능성에 대해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중국은 TPP를 무서워하면 안 된다”며 “기존에는 중국 정부가 TPP에 비판적 견해였지만 지금은 개방적”이라고 밝혔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은 게임의 규칙을 제정하는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며 TPP 가입을 촉구했다.

TPP는 상품과 지식재산권, 노동규제, 금융, 의료 분야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미국 호주 일본 등 1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밍보는 “중국이 5월부터 TPP에 맞서 15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논의에 착수했기 때문에 중국이 TPP 가입 협상을 벌인다고 해도 이전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고 최근 입장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3분의 2를 국영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국내외 민간 부문에 문호를 개방하는 TPP를 수용하기란 제도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도 심도 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31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중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시작으로 8박 9일간의 미주 순방길에 올랐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