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경제 지표의 회복세는 양적완화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 ‘돈 풀기’가 중단되면 필연적으로 주가 급락이 이어질 것이다.”(쑹훙빙·宋鴻兵 중국 환추재경연구원장)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오래갈 수 없다. 새로운 통화질서를 만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곳은 금(金) 보유량이 많은 국가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제임스 리카즈 탄젠트캐피털파트너스 대표)
5월 31일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개최한 ‘201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화폐전쟁’의 저자인 쑹 원장과 ‘커런시 워’의 저자인 리카즈 대표는 기조강연과 토론에서 환율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이 과정에서 각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해법을 제시했다. 쑹 원장과 리카즈 대표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의 환율전쟁 움직임을 예견해 세계적 환율 전문가로 떠올랐다.
○ 주택시장 상승세는 저금리로 인한 자산 버블”
쑹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현재 나타나는 세계경제 지표의 회복세는 일시적 효과이며, 주택시장 상승세 역시 저금리로 인한 자산 버블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매달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이는 실물경기 회복이 아니라 양적완화로 인한 일시적 상승에 불과하다”며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경기 회복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양적완화가 끝난 후에는 필연적으로 주가 급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진국의 무리한 ‘돈 풀기’ 움직임이 중단돼 세계 증시가 급락한다면 각 국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마땅히 없다”며 “유일한 해결책은 주요국이 모여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나 금을 기준으로 화폐를 찍어내는 금본위제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환율전쟁이 격화돼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되면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 간에 유로화 같은 단일 화폐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신흥국들은 글로벌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시중에 풀린 돈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며 “신흥국으로 유입된 ‘핫머니’는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에 혼란을 주고 언젠가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한국은 금 보유량에 더욱 신경 써야”
리카즈 대표는 위기 상황에서 대처할 힘을 가지려면 각국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한국도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기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쑹 원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리카즈 대표는 “각국의 대응에 따라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고, 반대로 심각한 수준의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며 “어느 쪽으로 갈지는 통화 유통 속도에 달려 있는데 통화 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 “국가 간 정책 조율이 파국 막을 것”
이날 글로벌 토론에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모더레이터로 참석했고,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요리스 디역스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 대표가 쑹 원장, 리카즈 대표와 함께 토론에 참여했다.
김 교수는 “현재 선진국들은 암묵적으로 환율 정책을 조율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엔 정책 조율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윤 원장은 “환율전쟁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간 정책 조율이 중요하다”며 “G5(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에 중국을 포함시켜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역스 대표는 “양적완화를 실시하지 않는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정책 조정을 같이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연대 모임이 있는 만큼 환율 문제에서도 이러한 성격의 포럼이 있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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