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부가 6일 전격적으로 이혼을 선언했다. 결혼 생활 30주년이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푸틴 대통령 부부는 이날 크렘린 궁에서 열린 발레공연 ‘에스메랄다’를 관람한 뒤 러시아24TV 방송의 카메라 앞에 섰다.
푸틴 대통령은 공연 감상평을 요구받고 “대단했다. 음악도 좋았고 완성도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류드밀라 여사도 남편의 평가에 호응했다.
푸틴은 이어 ‘두 사람이 함께 살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 멋쩍게 웃은 뒤 “그건 그래요”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이혼이라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 이것은 교양 있는 이혼”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우리는 갈라서기로 했으며 결혼생활은 끝이 났다. 부부가 함께 내린 결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류드밀라는 “대중 앞에 서는 게 싫었다. 비행기를 타는 일도 힘들었다”며 “서로 거의 보지 못한 게 이혼의 이유다”고만 밝혔다.
이날의 특이한 이혼 발표 형식은 강력한 지도자인 푸틴이 조강지처를 버린 게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가정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푸틴 부부의 불화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들은 그동안 공식 행사에 함께 참석하는 모습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다. 2008년 모스크바의 한 신문에 푸틴이 31년 연하인 올림픽 체조선수 출신 미녀 의원인 알리나 카바예바와 결혼하려 한다는 얘기가 보도됐으나 곧바로 부인했다.
2011년 영국 언론은 독일 대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 문서에서 나온 내용이라며 “푸틴은 30대 때 아내를 구타하는 바람둥이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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