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2101만 7000 유로) 남자 단식에서 8번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나달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같은 스페인의 다비드 페레르(5위)를 3-0(6-3 6-2 6-3)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나달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풀세트 접전끝에 3-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해 비교적 쉽게 다시 정상을 밟았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8번째 정상을 밟았다. 남자 선수 가운데 같은 메이저대회에서 8차례 우승한 것은 나달이 처음이다. 2005년부터 4년간 정상을 지킨 나달은 4강에서 탈락한 2009년을 제외하고, 2010년부터 다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에도 나달은 이 대회에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갔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통산 60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다. 9할8푼3리의 압도적인 승률.
나달은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도 12로 늘렸다. 이부문 최다인 로저 페더러(17)와의 격차를 조금 더 좁혔다.
아울러 이날 우승으로 7개월간의 무릎 치료 후 제 실력을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2월 복귀한 후로 나달은 45경기에서 43승을 챙기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메이저대회에서 42차례 문을 두드린 끝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페레르는 난적을 만나 고전한 끝에 첫 우승의 꿈을 접었다.
경기 전부터 나달의 우위가 예상됐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무적으로 꼽힌다. 페레르와의 맞대결에서도 이 경기 전까지 19승4패로 압도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6차례가 클레이코트에서 쌓은 승수였다.
예상대로 나달은 시종 페레르를 압도하며 순조롭게 우승을 확정했다. 나달은 첫 세트부터 확실히 기선을 제압했다.
게임 스코어 2-3으로 뒤진 나달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러브게임으로 마무리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페레르가 이어진 게임에서 첫 더블폴트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나달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페레르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고, 연달아 2게임을 더 따내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 나달은 한층 더 페레르를 몰아세웠다.
긴 랠리가 몇 차례 이어지긴 했지만, 그때마다 나달이 승리를 따내면서 페레르의 의지를 꺾었다.
2세트 첫 게임을 10분 만에 따낸 나달은 다운더라인 공격을 앞세워 페레르의 서브 게임을 빼앗은 데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다시 러브 게임으로 장식하며 5-1까지 도망갔다. 페레르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쫓아가는 듯했으나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더블폴트 2개를 연달아 기록하며 그대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페레르는 3세트 0-2로 코너에 몰렸다가 3-3까지 쫓아가며 마지막 힘을 냈다. 그러나 페레르는 나달의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놓치면서 주춤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도 더블폴트를 저지른 끝에 내주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달은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동안 가족, 팀의 응원과 지지가 없었다면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 모든 분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별 시상자로 나선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네 받은 나달은 국가가 연주될 때 감격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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