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中, 美와 동등한 ‘국제사회 규칙제정자’ 겨냥
美와 경쟁하다 몰락한 소련 교훈삼아 국제문제 협력속 국력 키울 시간벌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통해 중국 지도자들이 제기해 온 ‘신형 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라는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은 7일 1차 회동 대부분의 시간을 ‘신형 대국관계’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데 할애했고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미국에서는 ‘신형 대국관계’ 개념은 낯설고 추상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국(大國)’이라는 단어도 ‘great power’ ‘major country’ 등이 혼용되고 있다.
시 주석은 신형 대국관계에 대해 △대국 관계 형성을 위한 미중 양국의 정치적 의지 △최근 40년에 걸친 역사적 협력 관계 △90개가 넘은 정부 간 협력 메커니즘 △220개가 넘는 양국 지방정부 간 협력과 유학생 등 민간 교류 △광범위한 양국 간 미래 협력 범위 등 5분야로 나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동 기간 중 공식적으로 ‘신형 대국관계’라는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수차례 강조한 점은 중국이 요구한 ‘신형 대국관계’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역설한 신형 대국관계와 관련해 중국 내에서는 국제 사회에서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역할과 지위를 인정받되 양측이 서로 대립하고 충돌하기보다 상생하고 협조하는 관계를 정립하는 외교 노선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의 목적을 ‘태평양을 뛰어넘는 중-미 간 협력’이라고 규정한 건 글로벌 이슈에서 중국이 미국과 함께 규칙 제정자로 대접받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신형 대국관계에 방점을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종합 국력을 키울 시간을 벌겠다는 요량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과거 냉전시절 옛 소련이 미국과의 군비 경쟁 결과 몰락을 자초했던 교훈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 중국의 굴기(굴起·떨쳐 일어남)가 화두가 되면서 미국의 아태 회귀로 이어지고 쌍방 간 대립이 표면화하는 등 ‘역작용’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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