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회담의 명칭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사용했던 ‘남북 장관급회담’이 아니라 ‘남북 당국회담’으로 정해졌다. 남북 실무접촉의 남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10일 브리핑에서 “북측이 먼저 당국회담으로 표현하자고 제기했다. 우리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남북관계와 새로운 남북대화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그 제안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이 ‘남북 당국회담’을 주장한 의도와 남측이 받아들인 속내는 달랐다.
정부 관계자는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처음부터 회담 명칭을 ‘남북 당국회담’으로 고집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수석대표 간 접촉 초기에 북측 대표단은 ‘남북 장관급회담’이나 ‘남북 고위급회담’과 같은 남측의 명칭 제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였다고 한다.
북한은 회담 자체의 의미보다는 회담에 참여할 수석대표의 직위 문제 때문에 ‘남북 당국회담’이라는 명칭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측이 남북 장관급회담이나 고위급회담 명칭을 제안하면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북한이 이를 거부하며 ‘남북 당국회담’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고집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남측으로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차별화하고 박근혜정부를 대표할 새로운 회담 명칭이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양건이 회담에 나오지 않을 경우 류 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서지 않고 당국회담이 차관급이나 국장급 회담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북한이 통보해 오는 대표단 명단을 보고 수석대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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