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의 200억원 배임 의혹'과 '편집국장 경질'에 따른 기자들의 반발로 시작된 한국일보 사태가 사측의 '편집국 봉쇄'라는 극단조치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본사 로비에 모인 한국일보 기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총회를 기다리며 사측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일보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국일보 박진열 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회사는 편집국을 폐쇄하지 않았다"며 "인사 발령에도 불구하고 편집국을 장악하며 정상제작을 방해해온 전 편집국 간부 같은 외부 인사의 출입을 선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일보 사태에 대한 한국기자협회 성명 전문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저지른 '6.15 폭거'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장재구 회장은 최고 신문이었던 한국일보의 경영을 파탄시킨 무능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 용역까지 동원해 저널리즘의 '성소'인 편집국을 폐쇄하는 대한민국 언론 사상 초유의 반 언론적인 폭거를 일으켰다. 게다가 '근로제공확약서' 서명을 강요하며 경영파탄 책임을 정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기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장재구 회장이 한국일보에 머무르는 시간과 한국일보의 생명은 반비례한다는 게 명확해졌다. 신문은 어떻게 되든 자신은 살고보자는 장 회장은 명예를 보전하며 물러날 마지막 기회까지 걷어차고 있다. 검찰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200억원 배임혐의로 고발된 장 회장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장 회장은 스스로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제 무덤을 더욱 깊게 파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 이성을 되찾기를 바란다.
장 회장은 사상 초유의 편집국 봉쇄를 당장 철회하고 한국일보의 정상적인 제작을 보장해야 한다. 또 언론자유를 유린한 '6.15 폭거'에 대해 언론계와 독자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만약 계속해서 한국일보 기자들을 탄압하는 만용을 부린다면 역사적 단죄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장재구 회장을 따르고 있는 일부 간부 기자들에게도 자성을 촉구한다. 무능한 사주에 대한 인내가 한계점에 달해 떨쳐 일어선 후배들을 외면하지 말라. 이미 MBC, YTN의 사례가 가르쳐주고 있다. 회사도 망치고 후배도 죽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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