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를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담화로 발표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대미 협상 창구였던 외무성 대신 국방위가 전면에 나선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주목했다.
북한은 4월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조치’를 강조한 미국을 비난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다.
북한이 국방위를 내세운 건 자신들이 제의한 고위급 대화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의중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전문가는 “국방위가 최근 한국의 청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대미 메시지도 외무성의 카운터파트인 미 국무부가 아니라 백악관, 즉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에서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핵문제와 북-미대화에까지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화를 제의하면서 염두에 둔 협상대표가 핵문제를 다뤄온 김계관이 아니라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최룡해나 국방위 부위원장인 장성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외교가에서는 “오랫동안 대미 협상라인에 있었던 강석주 부총리가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000년 김정일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정일의 친서를 전달한 조명록은 당시 총정치국장이자 국방위 부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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