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격 수확에 들어간 인천 백령도 다시마. 냉해수대인 백령도의 다시마는 두껍고 밀도가 높아 최상품으로 대우받는다. 인천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백령도는 청정한 바다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관광지. 서북쪽 해안가에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수를 놓고 있는 두무진, 모래가 단단해 천연 비행장으로도 쓸 수 있는 사곶해수욕장, 천연기념물 331호인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물개바위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볼거리 위주의 백령도가 최근 청정한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과 해풍을 맞고 자란 농산물을 이용해 대표적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백령도의 대표 특산물로 꼽히는 것은 다시마 성게 약쑥 까나리 등이다.
백령도 다시마는 차가운 바닷물에서 자라 남해안 다시마보다 영양밀도(칼로리 대비 영양소의 함량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좋음)가 높고 두께가 두껍다. 전남 완도 다시마의 영양밀도는 1cm²에 100mg인데 백령도 다시마는 160∼200mg이다. 다시마는 이번 달부터 채취하기 시작했으며, 영양소가 가장 많이 축적되는 8월 초순에 수확한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최근 어민 5명이 함께 결성한 ‘백령바다영어조합’(032-836-1889)에서는 다시마를 이용한 특산품을 개발한 상태다.
백령도 성게는 해녀가 아닌 50여 명의 해남(海男)들이 주로 채취한다. 해남 장태헌 씨(60)는 “성게는 전복보다 20배 이상 먹성이 강해 먹이인 다시마와 미역을 싹쓸이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만큼 성게의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것. 성게는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많아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두무진 근처의 식당에선 성게를 회로 먹을 수 있다. 성게 8, 9마리가 들어가는 한 접시가 1만5000원 선. 성게 속에 꽉 찬 노란색 내용물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씁쓸하면서도 비릿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백령도의 약쑥(싸주아리쑥)은 해풍과 해무를 머금고 자라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쑥은 음식에 첨가해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그늘에서 3년간 말린 뒤 진액과 환약 등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백령도 내 10여 개의 영농조합 소속 농민들은 단오를 전후로 한 요즘 쑥 가공식품을 생산하느라 바쁘다.
이 밖에도 백령도 해삼은 일반 해삼의 2∼3배 가격으로 중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콩, 하수오, 까나리, 가리비조개 등도 백령도가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옹진군은 이들 특산물을 이용해 30종의 음식을 개발 중이다. 이 중에서 먼저 요리 전문가들이 만든 다시마 해물 영양밥, 까나리 성게 미역국, 자연약쑥 콩국수, 성게 새싹 비빔밥 등을 보급하고 있다. 군은 조만간 백령도에서 이들 메뉴를 도입하려는 음식점을 선정해 조리법을 전수하고 시설 개선 자금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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