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8경기 이란 전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14분 터진 레자 구차네자드가 한국 수비수 김영권의 공을 가로채 넣은 결승골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이란은 6승1무2패를 기록, 승점 16점으로 A조 1위로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4승2무2패, 승점 14점을 기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한국은 총 14골 득점에 7골 실점으로, 13골 득점에 7골을 실점한 우즈벡에 1골 앞서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우즈벡은 같은 시간에 치러진 카타르 전에서 전반 37분 뜻하지 않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들어 파상공세에 나서 무려 5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경기장 잔디 위에서 우즈벡-카타르 전 경기 결과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다행히 한국은 우즈벡에 골득실에서 1골 앞서게 돼 1986 멕시코 월드컵 이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하는데는 성공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는 6번째로 이뤄낸 기록이며,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다.
하지만 경기 후에도 이란 측의 비매너는 이어졌다. 이란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은 경기 후 한국 벤치로 다가가 최강희 감독 및 한국 코칭스태프에게 삿대질을 하며 도발하고 약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 관중들의 비매너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관중들은 결국 한국이 0-1로 패하자 다수의 물병을 그라운드에 집어던졌다. 이란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세리머니를 펼치던 이란 선수들은 피치 위에 떨어진 물병을 도로 관중석에 집어던지며 감정 싸움을 벌였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후 가수 씨크릿과 제국의 아이들 등의 축하공연이 포함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 행사를 펼쳤다. 하지만 이날 울산 축구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4만2000여 관중은 뜻밖의 패배에 망연자실한 채 경기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SBS와의 인터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할말이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준비한대로 잘 되지 않았다"라며 "월드컵에는 진출했지만, 마무리를 잘못한 것은 감독 책임이다. 이번 최종예선을 거울삼아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어 "이제는 먼저 약속한대로 모든 게 지켜져야 한다"라고 발언, 당초 공언했던 대로 친정팀 전북으로 돌아갈 뜻을 분명히 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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