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석유공사 등 D-E등급 받은 기관들 뒤숭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석탄公“사장 해임건의 충격… 구조조정 걱정”
한수원 “원전비리 책임 통감… 예상했던 결과”
광물公-석유公“자원개발 초기엔 적자 불가피”

대한석탄공사 직원들은 18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체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기관과 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최하등급(E)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연탄을 생산하는 석탄공사는 연탄 등에 대한 수요 감소로 지난해까지 2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직원들은 특히 임기가 1년 9개월이나 남은 김현태 사장이 해임 건의를 받은 것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서민연료인 석탄의 가격을 올리지 못해 적자가 나는 걸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새 사장이 오면 또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새 정부 들어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들은 ‘패닉’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명박정부 당시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기관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당황한 기색이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투자 회수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초기에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공기업 관계자는 “평가결과를 근거로 자원개발 공기업의 수장들을 대거 교체할 경우 지난 정부에서 쌓아올린 자원외교의 토대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관장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분위기 역시 뒤숭숭했다. 박윤원 KINS 원장의 임기는 2014년 12월까지. KINS 관계자는 “원자력발전 부품 비리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만 개발도상국 원전 관계자에 대해 교육을 확대한 것을 놓고 ‘국내 원전에 대한 신뢰 회복보다 해외 사업에 주력했다’고 비판받은 건 억울하다”고 말했다.

기관·기관장 평가에서 모두 D등급을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수원은 “원전비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경영평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평가를 계기로 심기일전하겠다는 공공기관도 적지 않았다. 기관평가에서 D를 받은 국제방송교류재단은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 평가에서 E를 받은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은 “우체국 쇼핑 부문의 실적이 저조해 낮은 등급을 받았지만 내년에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김상훈 기자 abc@donga.com
#공공기관평가#대한석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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