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틀째 강타했다. 대부분 증시가 폭락했고, 환율과 금리는 요동쳤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3.87포인트(2.34%) 떨어진 14,758.32로 거래를 마치며 심리적 지지선인 15,0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어 21일 열린 아시아 증시도 폭락세였다.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49% 하락한 1,822.83에 장을 마쳤다. 이틀 동안 65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시가총액이 38조 원 사라졌다.
전날 3% 가까이 하락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2% 하락하며 2,073.10으로 마감해 2,000 선을 겨우 지켰다. 필리핀(―2.28%), 인도네시아(―1.60%)를 비롯한 주요 아시아국 증시는 1% 넘게 하락했다.
다만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2% 이상 빠졌지만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1.66% 상승 마감했다. 양적 완화를 끝내는 시점을 저울질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일본 경제에 나쁠 것 없다는 판단을 투자자들이 한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과 채권금리도 출렁거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160원을 넘어섰다가 오후에 당국이 환율 안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날보다 9.0원 오른 1154.7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3.04%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84달러(2.9%) 하락한 배럴당 95.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도 직격탄을 맞았다. 8월물 금 선물은 전날보다 87.80달러(6%) 하락한 온스당 1,286.20달러로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이 유동성을 축소해 달러가 강세가 되면 그동안 투기적인 수요로 값이 올랐던 유가와 금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들이 미국발(發) 충격에 지혜롭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게리 라이스 IMF 수석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 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자금 이탈과 유동성 압박 강도에 따라 일부 신흥국은 완충 정책을 현명하게 사용하면서 시장이 질서 있게 기능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쇼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영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걸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낙인이 찍혀 있다”며 “신용경색 우려 등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 보니 한국 증시는 당분간 더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 증시가 아직은 불안하긴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유동성 유출 우려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21일 오후 11시 현재 미국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지만 유럽 각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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