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용사에 후배들이 “받들어 새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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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무공훈장 받은 86세 한명수씨… 전남 화순서 초가에 살며 농사
육군, 전역 58년만에 새로 지어 선물

6·25참전용사 한명수 씨(가운데)는 24일 전남 화순군 남면 기존 낡은 흙집을 부수고 새로 지은 주택에 입주했다. 입주한 새 주택은 45㎡(약 15평)로 방 1개와 거실 주방 화장실 등으로 이루어졌다. 육군 31사단 제공
6·25참전용사 한명수 씨(가운데)는 24일 전남 화순군 남면 기존 낡은 흙집을 부수고 새로 지은 주택에 입주했다. 입주한 새 주택은 45㎡(약 15평)로 방 1개와 거실 주방 화장실 등으로 이루어졌다. 육군 31사단 제공
“6월이면 전사한 전우들 생각에 눈물이 났는데…. 오늘은 새 집을 지어 준 게 고마워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40년 넘게 낡은 흙집에서 살아온 6·25전쟁 참전용사 한명수 씨(86)가 전역한 지 58년 만에 새 집에 입주하게 됐다. 육군 31사단은 24일 전남 화순군 남면 한 씨의 자택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을 열었다.

한 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3월 육군 12사단 소속으로 인제지구 전투에 참여했다. 그는 전투에서 포탄 파편이 오른쪽 팔에 박히는 등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싸웠다. 그 공으로 1954년 화랑무공훈장까지 받았다.

한 씨는 1955년 중사로 제대한 뒤 고향인 화순군으로 내려와 부인 김동례 씨(76)와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1971년 화순군 한천면에서 53m² 크기의 남면 흙집으로 이사했다. 7남매를 키우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낡은 흙집을 고치지 못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장작으로 난방을 하고 재래식 화장실을 써야 하는 불편한 생활을 했다. 그 사이 전투 후유증으로 점점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31사단은 지난달 한 씨를 나라사랑 보금자리 대상자로 선정한 뒤 예산 6800만 원과 장병 300여 명을 투입해 낡은 흙집을 허물고 조립식 주택을 지었다. 넷째 딸 희자 씨(48)는 “어릴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주 싸운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버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어머니가 큰 소리로 말하던 걸 싸움으로 오해했다”며 “아버지는 해진 화랑무공훈장 증서를 늘 품에 넣고 다니며 국가와 민족에 헌신한 것을 값지게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한 씨는 25일 전남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6·25전쟁 63주년 기념식에서 전남지사 표창도 받는다.

화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한명수#6·25전쟁 참전용사#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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