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무공훈장 받은 86세 한명수씨… 전남 화순서 초가에 살며 농사
육군, 전역 58년만에 새로 지어 선물
“6월이면 전사한 전우들 생각에 눈물이 났는데…. 오늘은 새 집을 지어 준 게 고마워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40년 넘게 낡은 흙집에서 살아온 6·25전쟁 참전용사 한명수 씨(86)가 전역한 지 58년 만에 새 집에 입주하게 됐다. 육군 31사단은 24일 전남 화순군 남면 한 씨의 자택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을 열었다.
한 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3월 육군 12사단 소속으로 인제지구 전투에 참여했다. 그는 전투에서 포탄 파편이 오른쪽 팔에 박히는 등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싸웠다. 그 공으로 1954년 화랑무공훈장까지 받았다.
한 씨는 1955년 중사로 제대한 뒤 고향인 화순군으로 내려와 부인 김동례 씨(76)와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1971년 화순군 한천면에서 53m² 크기의 남면 흙집으로 이사했다. 7남매를 키우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낡은 흙집을 고치지 못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장작으로 난방을 하고 재래식 화장실을 써야 하는 불편한 생활을 했다. 그 사이 전투 후유증으로 점점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31사단은 지난달 한 씨를 나라사랑 보금자리 대상자로 선정한 뒤 예산 6800만 원과 장병 300여 명을 투입해 낡은 흙집을 허물고 조립식 주택을 지었다. 넷째 딸 희자 씨(48)는 “어릴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주 싸운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버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어머니가 큰 소리로 말하던 걸 싸움으로 오해했다”며 “아버지는 해진 화랑무공훈장 증서를 늘 품에 넣고 다니며 국가와 민족에 헌신한 것을 값지게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한 씨는 25일 전남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6·25전쟁 63주년 기념식에서 전남지사 표창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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