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금융경색 대책 고심
中 자금난-실물경제 악화 불안감… 中企전용 주식시장 활성화 등 검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중국 리스크’가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한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중 양대 경제권이 동시에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양상이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메가톤급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동시에 진행되는 양대 리스크에 대응해 불안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나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 中, 신용경색이 경기침체 부채질
24일 중국 증시의 폭락은 금융기관들의 자금난과 부정적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버블을 제거하기 위해 통화긴축 정책을 펴 왔고, 이는 최근 은행 간 대출금리를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게 하며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을 급격히 위축시켰다.
이에 대해 중국 은행들의 자금경색이 장기화되면 결국 심각한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최근 금리 급등은 자금이 그림자금융(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비제도권 및 사금융) 등 잘못된 곳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긴축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시중금리의 상승은 가뜩이나 둔화 조짐을 보이는 실물경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새 지도부가 경기부양보다는 경제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중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는 실물경기 위축과 기업들의 ‘줄도산’을 유발해 한국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다만 글로벌 위기로 번지기 전에 중국 정부가 ‘액션’을 취할 개연성은 높다”고 말했다.
○ 정부는 신중모드
금융시장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데 대해 정부는 일단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대응한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이날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밝힌 것도 단기 대책이라기보다는 증시 체질개선 등 장기적 효과를 염두에 둔 대책이다.
또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제도’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대상 기업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는 데다 현재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부정적 인식이 대내외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일본과의 통화스와프(30억 달러)를 중단하기로 한 것 역시 계약연장에 지나치게 매달리다가는 자칫 한국의 외화사정이 어렵다는 잘못된 신호를 국제 금융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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