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7시 30분.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토요일 아침시간이지만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노량진역 풍경은 달랐다. 노량진 육교로 이어지는 출구에서는 전동차가 도착할 때마다 가방을 멘 청소년들이 바쁜 걸음으로 뛰어나왔다. 황소은 양(18·고3)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세 시간 동안 진행되는 단과학원 수학 수업을 들으러 노량진에 온다. 황 양은 “수업 전에 자습을 하기 위해 오전 7시∼7시 30분에는 노량진역에 도착한다”고 했다. 육교에서 6년째 김밥을 파는 박종훈 씨(56)는 “토요일 새벽부터 청소년들이 아침식사로 김밥을 사러 오는데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주말 아침시간(오전 6∼9시) 청소년들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가장 많이 하차한 상위 10개 지역 중 토요일 네 곳, 일요일 세 곳이 학원가였다.
학원가 중 토요일 아침시간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2위를 차지한 서초3동(일요일 아침 4위) 일대였다. 서초3동은 대형 단과학원, 보습학원 등 크고 작은 학원 100여 곳이 밀집해 있어 강남구 대치2동 다음 가는 강남권 대표 학원가다. 4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단과학원이 몰려 있는 노량진1동(일요일 아침 7위)이었다.
강남구 대치2동은 토요일 아침, 평시(오전 9시∼오후 6시), 저녁시간(오후 6∼9시) 모두 시간대별 7, 5, 9위에 오르는 등 상위 10위에 들어 주말에도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찾는 학원의 메카임을 보여줬다. 일요일에도 아침시간과 평시에 모두 6위를 차지했다. 대치2·4동 일대는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중심으로 2km 구간에 학원 831곳이 밀집해 있다. 토요일 아침시간 9위는 노원역이 있는 노원구 상계2동이었다.
토·일요일 모두 아침시간 청소년들이 많이 몰리는 곳 1위는 화양동(어린이대공원역), 일요일 아침시간 3위는 롯데월드가 있는 잠실6동(잠실역)으로 놀이공원이 있는 지역이었다.
청소년이 토·일요일 평시 및 저녁시간에 가장 많이 하차하는 지역은 홍익대 상권이 있는 서교동(홍대입구역)이었다. 22일 토요일 홍익대 앞 번화가에서 만난 기도희 양(17)은 “청소년에게 홍익대 앞만 한 곳이 없다. 콘서트에 가려면 5만 원 이상은 줘야 하는데 홍익대 앞에서는 무료 길거리 공연을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전체 연령층에서 홍익대는 토요일 5위(일요일 7위), 신촌은 6위(일요일 6위)로 팽팽했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격차가 벌어졌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홍익대는 주말 평시 및 저녁시간을 통틀어 1위였지만 신촌은 토요일 평시 4위, 저녁시간 2위, 일요일 평시 4위, 저녁시간 3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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