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한복 외교’를 선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박 대통령은 황금빛이 도는 노란색 한복을 입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이 한복을 만든 사람은 침선장(針線匠·바느질 장인) 기능 보유자인 구혜자 씨(71·사진)다. 그는 2007년 문화재청이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기능 보유자로 선정됐다.
구 씨는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란색은 궁중예복 중 왕이 입는 옷의 색깔이었다”며 “고종 황제가 황룡포를 입었듯 노란색 한복으로 대통령을 빛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 씨는 2월 대통령 취임식 때 국민대표 8명 중 한 명으로 초대받아 참석한 것을 빼면 박 대통령과 이렇다 할 인연은 없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취임식 한복을 만든 김영석 디자이너가 그의 제자라는 것이 계기가 됐다. 구 씨는 “김 디자이너가 한복을 저한테 배웠다고 한 말을 듣고 청와대 관계자가 한복 제작을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망설였고 무척 긴장했지만 여성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한복을 입고 나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려는 모습이 좋아 보여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구 씨는 한 달 동안 두 벌을 만들었다. 여름 옷감인 ‘춘포’(모시와 명주를 섞은 것)를 소재로 청와대가 지정한 보라색, 노란색 두 가지 색으로 한복을 지었다. 그는 보라색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할 수 있지만 외국에선 귀족들이 입는 ‘로열 컬러’”라고 말했다.
노란색 한복은 녹색 옷고름과 자수, 은박 등 화려한 장식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튀는 색이 아니냐고 묻자 “노란색은 ‘오방색(五方色·5가지 전통 색)’의 중심에 있어 공식 석상에서 지도자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중국에서는 붉은색에 황금색 수를 놓거나 글씨를 새기는 것이 좋은 징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만찬장에 깔린 붉은색 카펫과 박 대통령의 노란 한복이 어울리도록 해 중국인들에게 친밀함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 씨는 “앞으로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다른 인사들의 한복도 만들고 싶다”며 “더 많은 사람이 한복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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