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열 살이던 1998년 US오픈에서 박세리(36·KDB금융그룹)의
‘연못 샷’을 보면서 골퍼의 꿈을 키웠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손목뼈가 짧아 팔목이 꺾이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드라이브 거리 대신 퍼팅 능력으로 이 단점을 극복했다. 탁월한 거리감각으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렇게 15년간
‘노력하는 세리키드’로 자란 박인비는 당시 박세리가 평정했던 LPGA를 자신의 천하로 만들었다. 박인비는 그리고 마침내 1일 올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우상’ 박세리가 2001년, 2002년 두 차례 기록했던 한 시즌 한국인 LPGA 최다승(5승)
기록마저 뛰어넘었다. 현재 추세라면 2002년 박세리도 이루지 못했던 ‘올해의 선수’ 수상도 유력하다. 박인비의 올 시즌 6승을
정리했다.
▼ 올해 메인스폰서 맡은 KB금융 “고맙다 인비” ▼ 용품 후원 던롭 “우승 때마다 매출 쑥”… 의류 지원 휠라, 유소연도 3위 겹경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이 열린 미국 뉴욕 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에는 경기 내 강풍이 불었다. 박인비는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KB금융지주 로고가 박힌 노란 우산을 펼쳐 바람을 막았다. 바람이 너무 거세 우산을 펼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박인비는 우산을 펴고 또 폈다. 2010년 이후 처음 찾은 ‘메인 스폰서’를 배려한 행동이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부탁하지도 않은 행동 덕에 경기를 보는 동안 정말 흐뭇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 국민은행은 보통 금융 상품보다 금리를 더 올려주는 ‘박인비 US여자오픈 우승 기념 특판 예·적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인비의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연승 ‘비밀병기’ 3종 세트도 주말골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인비에게 골프용품을 후원하는 던롭스포츠코리아는 “박인비의 우승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그가 경기 때 쓰는 ‘뉴 스릭슨 Z-스타’ 골프공 판매량이 늘어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배 늘었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쓰는 ‘젝시오 포지드’ 아이언도 인기다. 상반기에만 올해 매출 목표보다 3배 이상 팔렸다.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박인비가 큰 몫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박인비에 이어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도 3위를 차지하며 ‘더블 대박’을 맞았다. 휠라코리아는 두 선수에게 경기와 훈련에 필요한 옷을 모두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보통 여름은 골프 의류 비수기지만 올해는 두 선수 덕에 10∼20%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